[사설]새터민의 합동 결혼식 유감 -경상일보
작성자 이복근 (211.♡.22.219)
지난 21일 울산대공원 남문광장내 장미원에서 이색적인 결혼식이 열렸다.

전국문화원연합회 울산시지회가 주최한 '새터민의 희망이야기-결혼합시다'가 그것이다. 새터민 5쌍이 결혼식을 올렸으며, 박맹우 울산시장이 신랑측 혼주, 김철욱 시의회의장이 신부측 혼주, 그리고 김철 문화원연합회 울산시지회장이 주례를 맡았다. 식후에는 울산시립예술단 등의 축하공연과 만두, 순대 등 북한음식을 나눠 먹는 먹거리 마당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이날 결혼식은 전국문화원연합회에서 기획한 행사였다. 전국문화원연합회가 문화관광부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지난 해부터 '새터민의 희망이야기-결혼합시다'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새터민 21쌍을 대상으로 14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대전, 울산, 서산, 목포, 안산 등 5개 지역문화원에서 합동결혼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 결혼식은 여느 결혼식과는 다르게 지역 축제마당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속에는 "단순한 남녀가 결합한다는 차원을 넘어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살아온 새터민들이 지역사회와 결합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예전에는 정부에서 새터민들에게 정착금으로 수천만원의 국기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형 임대아파트 한 채가 전부이다.

때문에 남한에서 새터민들은 북한에서와 마찬가지로 오자마자 먹고 살 걱정부터 할 수 밖에 없다. 의식주 해결을 위해서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런 실정에서 새터민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그야말로 꿈과 같은 일이다. 이러한 새터민의 어려운 사정을 제대로 간파해 합동결혼식을 기획한 전국문화원연합회의 아이디어는 실리적이면서 현실적이다. 문제는 결혼식장 풍경이다. 기왕에 열어주는 합동 결혼식인데, 새터민이 사는 동네 유지분들께서 잠시 시간을 내 참석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그래도 낯선 곳에서 피붙이 하나 없이 살고 있는 저들인데, 하루만이라도 따뜻한 이웃이 돼주면 어디가 덧이라도 나는가. 각 구청장이나 군수, 구군의원, 시의원, 동사무장, 통반장 등은 그날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진정한 지역의 유지행세를 하려면 외롭고 어려운 이웃의 길흉사부터 챙기는 습관부터 기를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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