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 개발 ‘혼다’가 난다
작성자 이복근 (61.♡.165.145)
연비 3배 뛰어나고 실내공간 3배 넓어 대당 가격 31억원…
‘항공택시’역할 기대
이경은 경제부 기자 diva@chosun.com
입력 : 2007.02.09 13:43 / 수정 : 2007.02.09 13:45

▲ 혼다가 만드는 초(超)소형 제트기인 '혼다제트(Honda J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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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자동차->태양전지(電池)->제트기->?’

세계 7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本田)의 도전은 끝이 없다. 지난 1948년 혼다는 자전거에 발전용 엔진을 단 오토바이 제조 회사로 출발했다. 그러다 1962년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고, 지금은 자동차 영역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태양전지에서부터 환경 친화적인 디젤차, 그리고 최첨단을 걷는 연료전지차까지 만들어낸다. 최근엔 창공(蒼空)에 도전의 화살을 쐈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 회사 브랜드로 제트기를 생산해 낸 것이다.

혼다가 만드는 초(超)소형 제트기인 ‘혼다제트(Honda Jet)’는 혼다의 미래 청사진 중심축에 서 있다.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郞·1906~91)가 처음부터 꿈꿨던 비전이 바로 비행기 회사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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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제트는 기존 비행기보다 연비가 3배는 뛰어나고, 소형이면서도 실내공간이 3배나 넓다는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대당 가격은 약 4억엔(31억원) 정도로, 10% 이상 저렴하다.


혼다제트는 기존 상식틀을 과감히 깨고 탄생했다. 통상 엔진은 기체 양 옆에 배치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연비 성능을 기존보다 높이긴 어렵다. 엔진을 다른 곳에 배치하면 어떨까? 좌우 날개 위에 엔진을 배치해보는 새 시도가 시작됐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마침내 한계를 돌파해냈다.

혼다 측은 혼다제트가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2010년쯤엔 온 세계의 하늘 지도가 크게 변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가령 미국에선 지난 9·11 테러 이후, 공항 체크가 엄격해져서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고 해도 여객기로 이동하기가 매우 불편해졌다. 때문에 초소형 제트기는 조만간 대다수 기업들이 소유하게 되고, 바쁜 비즈니스맨들이 출장갈 때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항공 택시(air taxi)’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혼다의 기술자 집단은 자동차 회사라는 틀을 벗어나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취임 4년째인 후쿠이 다케오(福井威夫) 사장은 이달 초 닛케이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8000억엔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서 그치지 않고, “늘 위기감을 갖고, 혼다 개혁을 지속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후쿠이 사장은 “혼다가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은 기쁨을 창조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환경 대응은 물론이고, 아시모(사람처럼 걷는 로봇)의 지능화, 제트기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이 사장은 ‘대기업병(病)’의 위험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창업 초기에는 자신이 하지 않으면 회사가 전연 돌아가지 않죠. 하지만 기업이 성장해 갈수록 개개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돌아간다’ 이런 사고방식이 계속되다 보면 결국 회사는 망하고 맙니다”

그는 또 생산현장 역시 효율성 높은 공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 공장은 해외 거점의 머더(엄마) 기능을 짊어지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신제품을 세상에 더빨리 더많이 내놓기 위해서라도, 인사(人事)에서 연구체제까지 사내 개혁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들과는 다른 독창력을 발판으로 작은 ‘벤처’에서 세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혼다. 신흥 경제 국가들이 바짝 뒤쫓아오지만 마땅한 성장 교과서가 없는 우리에게도 혼다는 충분히 배울 가치가 있는 경영 모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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